군위 - 고디탕다슬기탕
군위 위천에는 예로부터 고디(다슬기)가 많이 나서 지역주민들 뿐만 아니라 외지에서도 많이 채취하러 오며, 크고 굵은 고디로 끓인 고디(다슬기)탕이 유명하다
- 음식분류
- 부식
- 주로먹는 계절
- 봄 여름 가을 겨울
- 주요산지
- 강
홈 > 경북 음식이야기 > 경북속 음식이야기
어릴적 유원지에 놀러 가면 어김없이 군것질 거리를 파는 작은 수레가 있었다. 그 수레 위에는 따뜻한 김이 모락 모락 나는 고디가 항상 있었는데, 신문지 돌돌 말아 가득 담은 고디를 이쑤시게로 파먹던 그 솔솔함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먹은 기억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잡은 기억도 있다. 아니 잡았다기 보단 주운기억이 있다.
한여름 하천으로 놀러 갈 때면 바닥이 유리로 된 네모난 통을 물위에 얹어 물속을 보곤 했다. 그냥은 전혀 보이지 않는 그 퍼런 물빛이 얼마나 깨끗하게 잘 보이던지. 물속 가득한 고디를 발가락으로 손가락으로 거저 주으며 보낸 시간이 수영을 하며 보낸 시간 보다 더 길었던 것 같다.
이렇게 어디서든 흔하게 볼 수 있던 고디를 요즘은 보는 것이 쉽지 않다.
고디는 청정자연 혹은 1급수와 동의어로 통한다. 그만큼 깨끗한 맑은 물에서만 서식하여 수질검사의 기준이 되는 몇 안 되는 생물이다. 따라서 고디가 많이 나는 지역은 바로 깨끗한 자연을 가진 지역이란 의미가 된다.
고디탕이 유명한 군위가 그렇다.
군위를 가로질러 흐르는 위천은 예로부터 물이 맑고 공기가 좋아, 고디가 많이 나는 곳으로, 지역주민 뿐만 아니라 외지에서도 많이 채취하러 오며, 크고 굵은 고디가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고디는 경상도 사투리로, 표준말로는 다슬기라고 한다.
전라도에서는 대사리, 충청도 지역에서는 올갱이라고 부르는데, 그 유명한 충청도 올갱이 국이 바로 고디탕을 이르는 말이다.
다슬기는 하천이나 호수 등의 강바닥에 숨어 있다가 해질녘이면 나오기 시작하므로 옛날 시골에선 저녁밥 불 지필 무렵에 너도 나도 냇가에 나가 고디를 잡아와 삶아도 먹고 무쳐도 먹고 국도 끓여 먹었다.
고디는 ‘물속의 웅담’으로 불리는데, 실제로 술 마신 다음날 속 풀이에 그만이며, 간 기능 회복에 효과가 있다.
한방에서는 다슬기 껍데기도 위장병에 특효가 있다고 해서 위장병이 있는 분들이 다슬기 껍질을 구하려고 식당을 찾아 다닌다고도 한다.
한마디로 버릴 것이 없는 식품이다.
어떤 음식은 먹으면서 음식 그 자체가 아니라 ‘반주’가 그립다던가 하는 딴 생각이 나기도 한다.
그러나 고디탕은 특유의 쌉싸름한 맛이 주는 개운한 뒷맛과 함께 다슬기와 부추가 가지는 초록 물 빛깔이 더없이 정갈한 느낌을 주는 건강식이다.